2025. 4. 30. 13:03ㆍTravel/Shanghai(上海)
보통 양꼬치집이라고 하면 꼬그려 앉아서 그냥 맥주 한잔하는 저렴한 곳이 많다.
(한국 여행 블로그에서 가성비 맛집이라고 표현하는 곳들이 대부분 이런곳)
심지어 그냥 평범한 프랜차이즈 양꼬치 집에서 3시간씩 웨이팅을 해서 현지 중국인들의 비웃음 사는 경우도 있다.
(프랜차이즈라서 바로 근처에 있는 다른 지점에 가도 100% 똑같은데 왜 이러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런 식당은 근처도 안가고 피해다닌다.
그리고 나는 주로 신장(新疆)식 식당을 간다. 이유는 신장이 중국 양꼬치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고 원래 중국 도시에서 양꼬치 팔던 사람들은 거의 다 신장(위구르) 사람들 이었다.
당연히 이렇게 장사를 하던 사람들이 돈도 벌고 기업화하는 경우도 생겼다.
기업화를 하면서 약간은 고급스럽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중에서 오늘은 시보(锡伯) 라는 식당에 대해서 써 보겠다.
정식명칭은 锡伯新疆餐厅, "시보 신장 식당"이다.
식당의 이름인 시보( 锡伯 )는 신장-위구르 지역에 사는 시버족( 锡伯族)의 이름이다.
(중국어 발음으로는 "시버"가 더 맞지만 영어 표기가 Xibo라서 식당 이름은 "시보"라고 하고 부족의 이름은 "시버족"이라고 하겠다)
시버족은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특이하게 랴오닝성(요동성)과 신장위구르 자치주에 분산해서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지역간의 거리가 어마어마하다. 중국대륙을 횡단한 거리니까
시버족은 원래 여진족이다. 그래서 언어도 만주어의 한갈래인 시버어를 사용하는데 이게 현재의 만주어와 통역없이 대화가 가능하다.
원래 여진족이긴 했지만 청나라의 지배층인 여진족(만주족)과는 약간은 구분이 되는 부족이었으며 그래도 청나라가 세워진 후에는 지배층의 대접을 받으면서 살았다. 그런데 현재의 신장지역을 청나라가 점령하면서 국경방위에 문제가 생겼다.
다들 알다시피 만주족은 소수의 인원으로 대다수의 한족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 먼 서북 변경까지 군대를 파견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땅을 빼앗은지 얼마 안되어서 지속적으로 국경분경이 발생하고 있었다.
청나라 정부는 여기에 만주족을 파견해서 아예 정착을 시키기로 결정을 하고 그 대상을 자기네 주류 만주족과는 약간 구분하던 시버족으로 선택했다. 그래서 시버족 일부 인원과 이들을 도와줄(말이 그런거고 하인이나 노예 비슷한 상태) 한족을 대규모로 선발해서 현재의 신장-위구르 지역으로 보내버렸다. 이들은 여기에 정착해서 척박한 땅에서 농사도 짓고 국경방어도 하면서 정착했다.
그리고 같이 왔던 한족들도 점차 이들에게 동화되어 현재는 구분이 안되고 이들 모두를 시버족이라고 한다.
이 시버족 출신의 연예인 중 제일 유명한 사람은 동려아(퉁리아, 佟丽娅)가 있다.
한국에서는 모의천하의 조비연, 궁쇄심옥의 동소언, 랑야방2의 몽천설역 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지금도 신장을 대표하는 미인을 뽑으라고 하면 꼭 들어간다.
오늘 소개하는 시보는 원래 시버족의 음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즉, 위구르인들이 하는 신장식당과는 원래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여기도 대중화되고 대중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면서 지금은 차이가 없다.
이 식당의 특징은 북신장 지역(시버족 거주지)에서 재배한 식자재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리고 당연히 양고기 요리가 맛있다.
주소는 静安区常熟路83号3楼
큰 빌딩의 3층에 있다.
왼쪽이 입구이며 들어가면 오른쪽 사진처럼 나온다.
아래처럼 테라스석도 있다는데 내가 갔을때는 비가와서 안열었다.
같이 갔던 지인이 이쪽 방면에 또 빠삭해서 주문은 무척이나 쉬웠다.(지인찬스)
역시 신장요리에는 신장 맥주(乌苏)를 먹어줘야 한다.
위에서 시킨 요리 말고도 다양한 요리들이 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야채요리들과 다양한 술을 판매한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여기는 양꼬치를 쇠꼬챙이에 끼워서 굽지 않는다.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나무꼬챙이에 끼워서 굽는데 나무가지가 좀 독특하다. 나무가지 표면이 빨간색이다.
이건 红柳라고 우리말로는 "붉은버드나무"이다. 이 나무는 약간의 염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 양꼬치를 구을때 나무의 풍미가 고기에 자연스럽게 베인다고 한다.
또 이렇게 나무꼬챙이에 끼울려면 나무가 좀 두꺼워야 한다. 안그러면 금방 부러져 버리니까
그래서 그게 비례해서 고기 자체도 덩어리가 훨씬 크게 된다. 큰 만큼 더 맛있다!!!
일반적인 쇠꼬챙이에 작은 덩어리로 만든 양꼬치와는 비교 불가의 맛이다.
상하이에 가서 약간의 모임이 있다면 여기에 가보자. 만족도가 월등히 높아진다.
그리고 중국답게 안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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